산업 중소기업

개성공단 ‘공단 국제화’ 더딘 걸음속.. 공동브랜드 ‘돌풍’ 등 청신호도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4 17:20

수정 2014.08.24 17:20

개성공단 ‘공단 국제화’ 더딘 걸음속.. 공동브랜드 ‘돌풍’ 등 청신호도

개성공단이 힘겹게 재가동됐지만 1년이 지난 현재 개성공단의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업계에선 남북 정부의 의지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관심 밖인 정부와 국회

최근 정치권에서는 개성공단 국제화와 5.24 조치 폐지 또는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내용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회 남북관계 및 교류협력 발전 특별위원회에서 하나의 이슈 정도로만 언급하고 있다. 실제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작년 12월 말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당초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법안심사소위 검토 등을 거쳐 위원장안으로 최종 가결된 것. 국내 법인 외에 외국인이 출자 또는 출연한 법인이 개성공단에 진출할 때 우리 정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가능토록 했으며 개성공단 투자기업이 생산시설을 국내로 이전하거나 대체생산시설을 설치할 경우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우선적으로 재정지원을 해주도록 돼 있다.

아울러 개성공단 내 외국인투자지원센터를 둘 수 있는 근거조항도 마련됐다. 하지만 구체적 조치는 아직까지 전무하다.

여야는 이명박정부 때 취한 5·24 대북제재 조치를 남북경협 등 관계 발전을 위해 단계적으로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통일부는 요지부동이다. 특히 통일부 예산은 정부 전체 예산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며 남북관계 경색으로 남북협력기금 집행률 역시 10%도 되지 못한다. 이 가운데 개성공단 지원예산은 지난해 12억원에서 올해 11억원으로 줄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개성공단 국제화와 관련해서도 세무, 회계 등 각종 법률을 외자기업, 즉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하지만 '표'가 안 되는 이슈에 적극 나서는 의원이 없는 게 현실이다. 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관계자는 "우리 정부나 국회보다는 북한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외국자본이 들어오려면 각종 규제가 국제기준에 맞춰져야 하는데 북한법이 우선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줄기 빛이 되고 있는 시스브로

이렇듯 남북 정부의 대치가 지속되고 있지만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북한 내부의 변화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정기섭 회장은 "최근 북한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농업을 비롯해 제조사업소에서도 자율경영 체제를 도입, 성과에 따라 개인에게 배분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도 자본주의 요소들이 도입되고 있고, 특히 각 지역마다 외자기업 투자 유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희망은 바로 시스브로(SISBRO.Sister & Brother)다. 시스브로는 개성공단 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섬유업체 7개사가 참여해 올 4월 출범한 브랜드다. 자매(시스터)와 형제(브러더)를 합친 단어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시 행사 진행요원에게 시스브로가 지원됐고, 오는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 응원단에도 시스브로 단체복을 착용토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앞으로 아웃도어.아동용 내의.골프웨어.남녀복 등 4개사가 추가될 예정이다.

개성공단의 전체적 상황은 어렵지만 섬유 및 의류 공장은 시스브로로 인해 특근과 야근까지 해야 물량을 맞출 정도다.

이희건 개성공단 공동브랜드 추진위원장 겸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부회장은 "섬유나 의류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서는 상황이 좋다"면서 "특히 시스브로가 인기를 끌면서 정신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시스브로 제품을 만드는 공장들은 특근과 야근 등에도 불구하고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시스브로가 개성공단 기업 자생력 강화의 모델로 자리잡길 희망한다.

다만 개성공단의 미래를 위해선 남북관계 개선이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지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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